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이 간과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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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눈사람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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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돈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로 노동력을 제공하겠다는 상호간의 계약이지 돈만 주면 맘대로 해도 된다거나 귀천을 결정하는 노예계약서가 아님
주는 것만큼 받고 받는만큼 주는 게 있어야 하는 일종의 거래다
간단히 편의점 알바로 비유하면 알바는 손님이 돈을 주면 그에 맞는 물건을 결제해주고 청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을 뿐이지, 돈 냈다고 알바를 나보다 낮은 사람으로 보고 진상을 부리거나 돈에 상응하는 노동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까지 요구할 수는 없는 거임
알바-손님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도 기본적으론 동일하다
돈을 주면 정해진 물건이나 노동력을 주는 것
갑과 을과의 관계는 그것 말곤 아무것도 없음
그 계약만 제외하면 길거리에서 처음 본 남이나 지위가 같음
그냥 남남임
이를 뒷받침하듯이 아예 돈과 노동 관계가 역전돼 노동을 제공하는 쪽이 갑의 위치에 있는 경우도 있지
돈이 곧 권력이고 위계는 아니란거임
노동력을 물건처럼 팔 수 있다
근로는 나보다 상위 신분을 가진 사람의 명령을 받아 하는 게 아니라 평등한 사람끼리의 돈과 노동력간 거래다
귀족이 평민에게 명령을 내려 돈으로 사지 않은 노동을 요구하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노동력은 권위가 아닌 돈을 통한 거래로 움직인다
이게 전근대 신분사회와 다른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임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자기를 귀족이라 착각하거나 팔지 않은 물건까지 돈을 줬다고 가져가면 안되는거임
물론 이건 이상임
현실에서 뭔가를 제공하는 쪽은 항상 다음번엔 돈을 쥔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나 뭐든 할 수 있단 돈에 대한 선망으로 위계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기 힘듦
그래서 현실적으로 돈을 쥔 쪽이 귀한 쪽이 되지
그러나 그게 원칙상엔 어긋난다는 걸 잊으면 안됨
또 이 위계란 이치가 아닌 단지 분위기일 뿐 정해진 게 아니기에 돈을 쥔 쪽의 패악질이 그 불안감과 돈의 가치까지 뛰어넘을정도로 심해지면 터진다는 점을 깨닫고 있어야 함
돈을 내는 건 단지 노동력을 샀을 뿐 절대권력이 아님
팩트만 중시되는 시대다보니까 이상의 의미를 자주 잊는다
이상은 현실의 대척점이 아니라 지향점임
현실이 늘 이상대로 흘러가진 않는다고 이상을 잊는 게 아니라 현실에 살면서도 이상을 갖고 그게 뭔지 확실히 알아야 함
자본주의는 흔히 이 위계를 보장하는 것처럼 착오되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는 이 위계를 전혀 보장해주지 않음
돈만 내면 개처럼 다룰 수 있는 게 아니다
겜으로 비유하면 쌀먹하고 핵이 판치고 매크로 돌리는 게 현실일 순 있지만 그게 운영사 공식 방침은 아니잖음
운영사 방침은 그딴 거 안된단 입장이기 때문에
가만히 냅두다가도 심해지면 다 밴 될 수 있다
좋게좋게 참아주는거지 그게 당연한 게 아니란 말이야
언제든지 정상화 될 수 있음
그런 상황에서 쌀먹충 핵쟁이 매크로충이 하는 변명은 똑같지
이제까지 늘 해오던 건데 왜 막냐고, 원래 안 됐어
한국에선 직원이 침을 맞아도 가만히 있지
미국에선 그러면 총 맞는다
꼭 총이 아니라도 내가 맞은 거 똑같이 침 뱉고 싸워도 알바가 좀 참아야 한다는 소리 안 나옴
어느정도 손님이 말귀 못알아먹고 불편하게 굴어도 친절하게 대접해주는 건 좋은 거겠지만 그건 솔직히 그렇게 해 주는 직원한테 고마워할 일이지 손님이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님
진상이 적고 돈에 대한 숭배가 적고 현위치에 대한 집착이 적고
그 이전에 그렇게 될 수 있는 이 위계가 많이 흔들린 개념있는 사회에선 자기가 낸 것을 초과해서 뭔가를 요구하는 부당거래가 나타나는 순간 바로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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