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집에서 사장님 딸 소개받은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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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숨소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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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에 작은 순대국집이 있었다
.

화려한 인테리어나 트렌디한 감성은 없었지만
,

큼직한 양푼에 담긴 깍두기와 구수한 순댓국 냄새가 정겨운 곳이었다.

점심에는 직장인들로 북적였지만

나는 주로 퇴근 후 혼자 들렀다
.

처음에는 그저 국밥이 맛있어서 다니던 곳이었지만
,

언젠가부터 사장님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편하게 머무는 곳이 되었다
.

그러던 어느 날
,
사장님이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

손님
,
여자친구 있어요
?”

뜻밖의 질문에 나는 숟가락을 들고 멈칫했다
.

그냥 국밥을 먹으러 온 것뿐인데....

없습니다만
.”

그래요
?
우리 딸 한번 만나볼래요
?”

순간 당황해서 헛기침을 했다
.

솔직히 말해 조금 긴장됐다
.

이런 식으로 소개받는 게 흔한 일도 아니었고
,

무엇보다
딸을 소개한다
는 말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

그런데 사장님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주셨다
.

그 순간
,
나는 멍해졌다
.

사진 속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성이 있었다
.

단정한 긴 머리에 따뜻한 미소
.

이런 사람이 정말 사장님 딸이라고
?

이분이 따님이세요
…?”

그럼
,
우리 딸이지
.
어때요
?
한번 만나볼래요
?”

솔직히 말해
,
안 만날 이유가 없었다
.

그렇게 우리는 순대국집에서 처음 만났다
.

나는 정장을 차려입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평소처럼 갔는데
,

그녀는 앞치마를 두르고 서빙을 하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
아버지가 맨날 이야기하시던 단골손님이시죠
?”

예상과는 조금 달랐지만
,
그녀는 자연스럽게 나를 맞아주었다
.

그날 우리는 나란히 앉아 순대국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

그리고 그 만남 이후
,

우리는 자주 함께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렸던 것뿐인데
,

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

난 알 수 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 때쯤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

어느새 그녀를 기다리는 내가 있었고
,

그녀 또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

퇴근 후 자연스럽게 순대국집으로 향하는 발걸음
.

그녀가 있을 걸 알기에 기대하게 되고
,

메시지를 주고받는 횟수가 늘어나고
,

그녀가 없는 시간이 허전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

그리고 어느 날
,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

우리
,
그냥 이렇게 계속 만나도 되는 걸까
?”

그 순간
,
나는 깨달았다
.

이 만남이 더 이상 단순한 소개팅이 아니라는 걸
.

서로에게 감정이 깊어지고 있다는 걸
.

그런데도
,
나는 선뜻 답을 내릴 수 없었다
.

이 감정이 확신인지
,
아니면 단순한 착각인지
.

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

난 알 수 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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