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같은거 막 차리면 안 되는 이유. [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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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사랑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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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이 워낙 많아서 같은 별 것 아닌 이유는 아니니까 걱정말고, 스크롤 존나 길고 글자 빽빽하더라도 왜 안되는지 알아야겠으니 괜찮다 하는 사람만 읽으셈.


우선. 난 서울 마포에서만 14년간 치킨집 운영했음. 정확히 말하자면 치킨호프인데, 시작할때 빚내서 시작했고, 빚 다 갚는데만 10년이나 걸렸음.

빚 못갚아서 작년 초까지는 계속 고시원에서 살기도 했었고.... 아무튼. 경험자로써 알려주는거임.


초기자본에 대해서 알아둬야 할게 있다. 배달 전문 치킨집이라도 처음 차릴때는 4~5천만원 들어가고, 나처럼 홀 매장도 들어가는 치킨호프집은 1억 4천 이상 들어간다.


본문은 아래부터.



1. 임대료

보통 치킨집 하면 배달 전문으로 하거나, 홀 손님도 받겠다고 치킨호프로 차린다. 나 또한 치킨호프로 차렸다.

이때 2가지 선택지가 생기는데.


첫째. 말하는 먹자골목에 차린다.

둘째. 우연히도 경쟁자가 없는 지하철이나 버스 정거장 근처인 곳에 차린다.


참고로 정답같은 건 없다. 둘 모두 장단점이 있거든.

우선 나는 두번째 선택지로 갔지만, 비슷한 시기에 차린 다른 사람은 먹자골목으로 갔다.


첫번째 선택지로 갈 경우의 단점은 미쳐버린 임대료다. 먹자골목 임대료는 배달만 하는 치킨집이라도 최소 500이상은 먹는다. 홀 손님까지 받겠다? 크기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최소 월 600 스타트다. 크기도 크고, 위치도 좋다면 월 1000은 당연히 나온다.

장점은 맛있게만 할 수 있다면 월에 3500~4천은 매상이 오른다는 점이다.


두번째 선택지로 갈 경우의 단점은 미쳐버린 공허함이다. 뭔소리냐고? 우연히 경쟁자가 없는 곳 따위가 있겠냐. 거긴 장사가 원래 안되니까 경쟁자가 없는거다. 손님이 미친듯이 없다. 최소 1년에서 1년 반은 임대료, 전기/가스/수도 요금만 미친듯이 내면서 적자가 쌓이는 걸 지켜봐야 한다.

장점은 월세가 싸다는 것. 보통 이런 곳은 월세가 300~400 사이에서 논다.

월 매상은 단골 생기기 전에는 7~800정도 버는데, 단골이 일단 하나라도 생기면 점진적으로 늘어나서 1500에서 2천은 매상이 오른다.


2. 원가비율

TV에서 이런저런거 많이 나와서 흔하게들 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원가비율 30% 지켜야 한다.

라는 말인데...

일단 이거부터 확실히 말해서 개소리다.

원가 자체가 매년 올라간다. 만약에 생닭 한마리가 4500원이었다면, 내년엔 4700~4800원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 그럼 그 다음해엔? 5천원이 넘어간다.

그럼 우리도 음식값 올려야 하는데, 매년 올리면 손님 다 떨어진다. 원가비율이 50%에 근접하지 않는 한은 음식값 못올린다.

내가 운영하던 매장이 프렌차이즈가 아니었던 덕분에 치킨이 매우 저렴했다. 프렌차이즈들 한마리에 16000원 할때인 6년 전에도 우리집은 12000원이었거든.

근데 4년전엔 14000원으로 올렸고, 작년에는 16000원으로 올렸다.

원가 비율? 14000원으로 처음 바꿨을때는 35%였다. 작년에 16000원으로 올릴때? 50%였다. 딱 50%일때 올렸다는 의미다.

참고로 원가비율에 원가는 생닭값이 아니다. 생닭값+염지비용+튀김옷값+기름값까지 합치는거다. 즉. 14000원으로 처음 올렸을때 앞의 모든 값이 4900원이었다는 뜻이다.

지금 16000원인데 원가 얼마냐고? 올해 되자마자 또 올랐다. 7200원이다. 작년에 비해서 200원이나 올랐다. 그래서 지금 원가비율이 45%다. 이대로면 내년쯤엔 또 올려야 된다. 재료값이 미쳐돌아간다.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왜 원가비율에 인건비 없음?'

인건비는 남는돈에서 빼야한다. 옛날에는 원가비율에 인건비를 포함해도 될 만큼 원재료가 저렴했지만, 지금은 원가비율에 인건비 포함한다면 모든 치킨집이 프렌차이즈랑 같은 가격으로 치킨을 팔아야 한다.

아무튼. 원가비율 30% 지키려고 한다면 치킨 한마리를 2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이제 원가비율 30%는 개소리다. 원가비율 50% 지킨다는 생각하고 장사해야 한다.


3. 순수익

누군 그럴거다.

'와. 님 한달에 1500~2000벌면 임대료 빼고 원가비 50% 치면 얼마나 범? 1500벌고 임대료 400치면 550정도 버는거임? 쩐다...'

셧떠뻐컵 해라.

만약에 월 매상이 1500이 잡혔다면, 그 달에 내가 가져가는 순수익은 약 250정도다.

임대료 400 제외하면 1100이 남으니까 원가비 550이라고 하는 애들이니까 싸물라고 하는거다 이 똥멍청이들아.

원가비가 50%면 1500만원에서 절반인 750이다.

즉. 남은 750에서 임대료 400주고나면 350 남는데, 보통 50정도가 수도/가스/전기/인터넷/전화로 들어간다. 그리고 자주 찾는 단골들이나, 머릿수에 비해서 많이 먹은 테이블에 서비스 나가줘야 하는데, 보통 그게 한달에 50만원어치 정도 쓴다.

더 골때리는 건. 이렇게 250씩 벌어서 1년 모으면 3천이다. 연봉이 3천이라는 소리다. 그것도 '세전'으로.

그래 맞다. 다음해에 세금 내야된다. 저 쥐꼬리만큼 번돈으로.

이래저래 다 치면 1년에 320 조금 더 낸다. 결국. 1년뒤에 내가 손에 쥐는 돈은 2700 내외라는 소리다.

여기서 내 생활비로 나가는 돈은 일부러 계산 안했다. 니들도 연봉계산할때 '와 연봉 세후 5천!'이생각만 하지 니들 생활비 나가는건 안치니까.

알바비 없냐고? 미쳤다고 알바 쓰냐? 알바 한명만 써도 내가 한달에 70만원 가져갈까 말까가 되는데? 테이블 8개짜리 소규모 매장이라 알바 안쓰고 나 혼자 한다.

먹자골목에 차린 사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거저거 다 빼고, 그 사람은 테이블 20개짜리 매장이라서 알바도 3명이나 쓰면서, 본인 혼자 주방보는데도 월 본인수익 300 왔다갔다 한단다.

1500~2000파는 나랑, 3500~4000 버는 그사람이랑 수익이 100만원도 차이 안 난다.



4. 개똥같은 알바들

알바들은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지각 하는 애들과 안 하는 애들.

다른거? 다 똑같다. 손님이든 나때문이든 조금만 기분 상하거나, 일이 너무 바빠서 힘들면 런친다. 일찍 오는놈, 늦게오는놈 상관없이.

그리고 알바를 쓰더라도 알바한테는 포스기(계산대) 맡기면 안된다. 알바 50명쯤 쓰면 그중에 한두놈은 포스기 안에 있는 돈 훔친다.

개업하면서 대출받은 돈 갚은 다음에, 조금 덜 벌더라도 편하게 하자고 3년간 알바 써봤는데, 알바 쓰는동안 항상 한달에 10~20만원씩 돈이 비었다. 걔들은 항상 계산 미스라고 하는데, 정작 CCTV 돌려보면 걔들이 돈 빼서 주머니에 넣는거 다 찍혀있다.



5. 진상들 [제일 길면서 마무리.]

흔히들 말한다.

'서비스업 하려면 간 쓸개 뿐만 아니라 내장을 다 드러내서 내줘야 할 정도로 자존심을 내려놔야 한다'

다들 뭐 맘충이니 뭐니 그런거만 생각할건데. 진상들은 유형이 미친듯이 많다.

개중에 일하면서 제일 싫은 유형들의 탑을 달리는 진상들만 꼽아보는데, 이건 요식업쪽으로 알바라도 해본적 있는 사람들만 공감할 진상들이 꽤 있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알고보니 나도 진상이었다는 것을 깨닳은 진상들이 기분나쁠 수도 있으니, 더 기분 ㅈ같으라고 벌레로 칭하겠다.

참고로. 반말이나 욕설하는 벌레들과 같이, 누구나 아는 벌레들은 제외했다. 걔네들 제외한 벌레들 중에서, 가장 많은 부류만 적어둔다.


첫번째. 거리감 없는 벌레들

뭔 소리냐고? 성추행같은거냐고?

아니다.

보통 술집들은 음악을 틀어둔다. 호프집도 마찬가지다.

이게 골때리는게, 손님들 즐거우라고 틀어둔게 아니라, 손님들 프라이버시 존중 차원에서 트는 용도인지라, 손님과 직원사이에 거리가 2m만 떨어져도 뭐라고 하는지 안들린다.

근데 좀 멀리 떨어진사람이 'ㅁㅁ주세요' 하면 안들린다. 3m 떨어진 사람이 '저기요'하고 부르면 안들린다.

벨 눌러 10새들아.

심지어 얘네들은 운좋게 주문하는거 같은 모습은 봤지만 뭐라고 하는지 못들어서, 급히 다가가서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못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주문 해주시겠습니까?' 이러면 기분나빠한다.

가끔은 벨 누르고 우리가 쳐다보기도 전에 주문 말하고, 다가가서 물어보면 입도 뻥긋 안하는 놈들도 있다. 걔네들은 우리도 아무것도 안준다. 리뷰랑 별점 테러? 똥싸라 그래라.


두번째. 사장 나오라 그래.

이 벌레들이 제일 ㅈ같다. 이상하게 한참 바쁠때만 이러는데, 기분 나빠서 그러는게 아니라 지들이 단골이라고 사장이랑 인사해야 한다고 사장 나오라고 한다.

당장 주문 처리 해야 하는데 불러서 인사한다면서 10분 20분씩 붙들고 있는다.

얘네는 알바가 '사장님 지금 바쁘세요.', '주문 밀려있어서 못나오세요' 하고 말리면 욕도 한다. 무조건 부르라면서.

니들이 단골이건 사장이랑 X알 친구건 구X동서건 상관 없다. 주방에서 일하는사람 부르지 마라. 니들이 45억년 지기 친구라고 해도 그건 절교사유에 해당한다.


세번째. 서비스 줘.

맡겨놨냐?

중국집에 짜장 2개 시키면 군만두 4개 서비스 주던거처럼 서비스 달라는 놈들 있다.

다른 사장들도 다 자기들만의 기준이 있겠지만, 이쪽 동네 기준은 인원수에 따라서 먹은 금액 보고 서비스 나간다.

만약 인원이 2명이라면 5만원 넘게 먹으면 서비스 나간다.

4명은 10만원이냐고? 아니다. 4명이면 8만원이다. 심지어 5명이면 10만원으로, 보통 1인당 2만원 이상 먹었을 때에 나간다.

그나마도 위/아래 항목에 속하는 벌레들한테는 서비스 안 준다.


네번째. 리필. 혹은 더 주세요~ 벌레.

메뉴 시켰는데 메뉴에 딸려나오는 서브메뉴를 리필해달라는 벌레들이 있다.

만약에 니들이 파닭을 시켰는데 파가 모자라서 파를 더 달라는건 리필이 아니라 정당한 요구다. 너희 입맛에 맞춰줘야 하는거니까.

그런데 벌레들은 다르다.

떡볶이를 시켰는데 떡이 모자란다고 떡을 더 달라고 하거나.

어묵탕을 시켰는데 어묵이 모자란다고 어묵을 더 달라고 하거나.

짬뽕탕을 시켰는데 홍합이 모자란다고 홍합을 더 달라고 하거나.

이딴식이다.

당장 며칠 전에는 순살치킨 시켰는데 치킨 몇조각만 더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섯번째. 장난치는 벌레.

이건 좀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보통 장난치는 놈들은 지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치는 장난이 아니라, '지들 만'재미있자고 장난친다.

만약 밖에 눈이나 비가 많이 와서, 홀 바닥에 물기가 많다고 치면, 이 벌레들은 직원이나 내가 그 물기를 밟고 미끄러져서 자빠지기 전까지 '저기요! 아니에요.' 를 무한반복한다. 눈치까고 뭐라고 하면 손님한테 어쩌고 저쩌고 리뷰를 어쩌고 저쩌고 카페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나는 이놈들은 빠짐없이 다 쫒아냈다.


여섯번째. 동호회 벌레.

얘네들은 보통 적으면 4명. 많으면 2~30명씩 몰려다닌다. 그럼 매상 잘 올려줘서 좋다고 할 수도 있는데, 얘네들이 벌레인 이유는 간단하다. 인원수 관계없이 매상 1도 안올려준다.

얘네들이 밥집에 간다면야 매상 잘 올려주겠지만, 우린 술집이다. 밥 먹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술만 조금 먹고 간다.

그래도 인원수 많으니 술 많이 먹으면 매상이 올라가겠지만, 술을 절대로 많이 안 먹는다.

얘네가 최고로 올려준 매상은 30명이 와서 22만원 팔아줬던거다.

테이블당 감자튀김 하나씩, 그리고 맥주 두잔씩.

근처 식당/호프집 사장이랑 만나서 얘기할때 물어보면 다들 똑같이 싫어한다. 매상 1도 안올려준다고.

너님이 속한 동호회는 안 그런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매상 올려주는 동호회는 우리들 기준에서 상위 0.01% 안에 들어가는 동호회다. 대부분 안 그런다.

왜 식당 사장들도 싫어하냐고? 얘네들이 와서 먹고 가면, 그 자리 치우는데만 한참걸리거든. 그 다음에 손님 받기까지 보통 3~40분씩 걸린단다. 테이블 1개면 몰라도, 최대 10개 이상의 테이블을 그동안 놀려야 하니까 싫어하는거고, 심지어 만약에 운동관련 동호회다? 그건 진짜 최악중에 완전 최악이다.

내 매장은 8개 테이블이 최대인데, 보통 운동 관련 동호회는 사람이 적게오면 10명. 많으면 30명까지 온다. 근데 10명만 왔다고 치자.

그럼 2개 테이블 붙여서 보조의자 놔주면 되는데, 얘네들은 지들 짐을 옆 테이블에다가 던져놓는다. 그런식으로 2~3개 테이블을 더 먹는다. 지들 짐 놔둬야 한다면서.

이건 식당에서도 똑같다. 그러다보니까 분명 2~3테이블 인원만 왔는데도 5~6테이블을 못쓰게된다.


일곱번째. 아줌마들

딱히 맘충이라는건 아니다. 호프집까지 애기들 데리고 오는 사람들은 분기당 한팀 보기도 힘드니까.

다만 이 사람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매상은 1도 안올려주면서 제일 오래 있다 간다는 점이다.

보통 2~4명이서 다니는데, 들어오면 마른안주 1개와 술 1병 시켜놓고, 술 1병당 2시간씩 수다떤다.

이 아줌마들은 못해도 4시간. 길면 7시간까지 있다 가는데, 계산할때 5만원을 넘겨본적이 없다.


여덟번째. 마감시간 벌레들

마지막 항목인데...이건 좀 미묘하지만 일단 벌레는 맞으니까 벌레라고 칭한다.

너희들도 들어본적 있을거다. 어딘가 술집이든 밥집이든 들어갈때

'저희 몇시 마감인데 괜찮으신가요?'

하는 말 들어본적 있을거다.

뭐...솔직히 이때 들어오는 사람들은 다 싫지만, 그래도 진짜 싫은건 저런 말 듣고도 들어오는 사람들의 약 30%정도가 진짜 싫다.

얘네들은 '저희 마감입니다.'해도 안 간다.

퇴근시간이 밀리는거다. 얼마나 싫겠냐?





이거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꼭 알아두어야 하는 이유가 저것들이다.

사실 내가 1년 수입이 다 합쳐서 2700내외라고 했지만, 사실은 더 적다. 종소세 말고도 나가는 세금들이 더 있어서, 실제로는 더 적게 번다.

그냥 이해하기 쉽게 알려줬을 뿐이다.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댓글로 따로 글 남겨줘라. 시간날때 추가로 작성해서 올려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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