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형제 이야기에 대한 개인적인 분석(feat. 죽음의 성물)

(이야기에 대한 해석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위 링크를 클릭하세요)

* 맨 밑에 간단하게 정리한 글이 있으니 글이 너무 길다 싶으면 맨 밑에 글만 보면 됨

세 형제 이야기에서 우리는 세 형제가 죽음에게 어떤 성물을 받았고 그 성물을 어떻게 이용했으며 그로 인해 어떤 최후를 맞이했는지 알아봤다. 그렇다면 세 형제 이야기가 가지는 의의는 무엇이고 세 형제의 최후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야기에서 죽음은 세 형제에게 원하는 물건을 선물로 주겠다고 했는데 첫째는 어떤 마법사와도 싸워서 이길 수 해 주는 딱총나무 지팡이를, 둘째는 죽은 존재를 살려낼 수 있는 부활의 돌을, 막내는 죽음을 피해갈 수 있는 투명 망토를 보상으로 요구했다. 여기서 첫째가 받은 딱총나무 지팡이와 둘째가 받은 부활의 돌은 각각 인간의 힘을 추구하는 욕망과 영원한 삶을 추구하는 욕망을 상징하는데, 이들의 최후를 생각하면 인간이 그저 욕망만을 추구한다면 그 결과는 비참한 파멸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막내의 투명 망토는 죽음을 피할 수 있게 하되, 때가 됐을 때 죽음을 받아들이는 겸손한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두 형제들과는 달리 평온한 최후를 맞이한 것을 생각하면 결국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욕과 겸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 이야기의 주제가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인 자야말로 진정으로 죽음을 극복한 자'라는 것을 봤을 때, 힘과 영생이라는 욕망만을 추구한 첫째와 둘째는 제 명에 살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반면, 겸손한 태도를 유지한 막내는 천수를 누리다 평온한 최후를 맞이한 것을 보면 (단순한 변덕이었을 수도 있지만)죽음은 성물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자에게는 자비를 베풀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당연한 것이, 수십 년간 한 번도 투명 망토를 안 벗고 있었을 리는 없으니까)

그리고 죽음에게 보상을 요구할 때와 죽음이 이들에게 보상을 내릴 때, 그리고 받은 보상을 어떻게 썼느냐도 이들의 최후에 영향을 줬다고도 볼 수 있는데 첫째와 둘째는 거만한 태도로 죽음에게 굴욕감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채로 보상을 요구했고 죽음은 그들이 자신의 꾀에 넘어갔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이 흔쾌히 보상을 내려 준다. 보상을 받은 이후 첫째는 자신에게 최강의 지팡이가 있다며 자랑했다가 지팡이를 노리는 도둑에게 살해당하고 지팡이도 뺏기는 최후를 맞이했고 둘째는 죽음을 속이고자 부활의 돌을 써서 죽은 연인을 되살렸으나 결국 되살린 연인은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하여 자살하는 최후를 맞이했다.

반면 셋째의 경우 죽음의 교활함을 알고 겸손한 마음으로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보상으로 요구했고 그로 인해 죽음은 못마땅하게 여기며 보상을 줬다. 보상을 받은 이후로도 셋째는 투명 망토를 지혜롭게 활용했고 때가 되어 죽음을 맞이하게 되자 이를 피하지 않고 반갑게 맞이하는 평온한 최후를 맞이했다.

죽음을 맞는 과정 역시도 첫째와 둘째는 살해당하거나 자살함으로써 죽음이 그들을 차지했다는 말이 어울리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반면 막내는 천수를 누리다가 임종을 맞으면서 죽음을 오랜 친구처럼 받아들였다는 말이 어울리는 평온한 최후를 맞이했는데, 이 때 죽음은 어리석게 성물을 활용한 첫째와 둘째는 그들을 차지했다는 서술로 나온 것과 달리 자신의 추적을 오랫동안 피해다니되 때가 됐을 때는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성물을 지혜롭게 활용한 막내와는 마지막에 화해하며 친구가 되어 함께 떠났다는 서술로 끝나는데, 이는 인간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로 인해 죽고 싶지 않은 욕망을 추구하지만 결국은 죽음을 피할 수 없으며, 그렇기에 무조건적으로 욕망을 추구하기보단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며 살되 때가 되어 죽음을 맞게 될 때는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세 형제 이야기가 가지는 의의는 첫째와 둘째의 죽음에 대한 거만한 태도는 그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만들었고, 막내의 죽음에 대한 겸손한 태도는 그가 편안한 최후를 맞이하게 한 것처럼, 인간은 살아가면서 언제나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