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를 이용해서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방법을 쓰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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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곡노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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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우리는 왜 사우론이 방심했다가 털렸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의문점이 들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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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독수리 타고 가서 운명의 산 분화구에 반지 떨구면 되는 거 아님? 굳이 그엏게 힘들게 백도어를 노려야 됨?"과 같은 의문이 들 것이다. 실제로 작중 독수리의 전투력을 보면 어지간한 생명체들은 물론이고 공포를 부르는 나즈굴의 펠비스트도 가볍게 바르는 등 절륜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데다 이를 두고 반지 원정대가 뻘짓을 했다고 까는 평론가들도 있을 정도다.


여기에 대해선 여러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작품 외적인 이유는 톨킨이 이렇게 밝혔다.

The Eagles are a dangerous 'machine'. I have used them sparingly, and that is the absolute limit of their credibility or usefulness.

독수리들은 실로 위험한 '기계 장치' 같은 생물입니다. 저는 그들을 사용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였고, 이를 통해 독수리들에 대한 신뢰성과 유용성에 절대적인 제약을 걸었습니다.

J.R.R 톨킨의 '독수리'에 대한 언급 中, 여기서 '기계 장치'란 흔히 말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말한다.

(쉽게 말해서 독수리가 너무 자주 활약하면 작품이 재미없어지니까 제약을 건 거임)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자세히 따져 보면 독수리를 타고 모르도르의 보안을 뚫고 운명의 산까지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가장 큰 문제는 독수리들이 보통 커다란 것도 아닌 데다 날아서 가는 만큼 눈에 아주 잘 띌 것이고 사우론이나 그 부하들이 심각하게 바보가 아닌 한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행위를 가만히 두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독수리들이 강하다고 해도 무적은 아닌데, 만약 들켜서 모르도르의 강성한 군세에다 펠비스트를 탄 여덟 나즈굴(왜 8명이냐면 9명 중 1명인 앙마르의 마술사왕은 펠렌노르 평원에서 전사했음)과 사우론 본인까지 달려들어서 그들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고 하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게다가 모르도르에 비행 병력이나 대공 무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나즈굴이 타고 다니는 펠비스트는 물론이고 수링궤실과 그녀의 자손들인 박쥐 떼와 같이이 모르도르에도 비행 병력은 존재함. 대공 체계야 말할 필요도 없고),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필멸자들인 독수리들이 사우론의 마력에 면역인 것도 아니다. 물론 무리해서 다수가 한 번에 돌파하려 든다면 희생은 여럿이 나올지 몰라도 가능할 수도 있으나, 어지간해서는 나서기를 꺼리고 숫자도 적은 독수리가(특히 제 3시대엔 독수리들은 상당히 쇠퇴한 상황이어서 안 그래도 적은 개체수가 더 적어졌음) 그렇게까지 희생을 치러줄 리는 없다.


반면 샘이랑 프로도는 고작 호빗 둘이라 비교적 발각되기 어려운 것도 있고, 몰래 오르크로 변장까지 해가며 도보로 온 데다가, 절대 지날 수 없으리라 여겨진 길(쉴로브의 거처)을 통해 오는 등 백도어로 사우론의 허를 찔렀기 때문에 가까스로 모르도르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항 것은 반지 원정은 절대반지를 목적지로 가져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패해서 사우론에게 반지를 헌납하는 꼴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독수리를 통한 돌파는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절대반지의 특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반지는 파괴되기 직전에 생존을 위해 소유자에게 더욱 강한 유혹(심지어 소지자가 반지의 소유권과 마왕의 지위를 사우론에게서 자신에게 넘기는, 반지 입장에서나 독자 입장에서나 말도 안 되는 욕구를 갖고 있어도 반지가 진짜 들어줘버린다.)을 걸기 때문에 프로도가 편하게 왔다 한들 무사히 버릴 수 있을지도 분명치 않다. 사우론이 자기 반지를 파괴하려는 걸 눈 뜨고 뻔히 방관할 존재도 더더욱 아니고. 사실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버릴 수 있었던 것도 아라고른이 반 사우론 연합의 구심점이자 현 반지의 소유자라며 사우론의 어그로를 끌었기 때문에, 그리고 골룸이라는 희대의 변수가 반지를 억지로 빼앗아서 지 스스로 떨어지는 뻘짓을 해 주었으니까 가능했던 것이다.


호빗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일행이 처음부터 독수리를 불러서 에레보르까지 타고 가면 안 되냐는 의문이 제기되고는 하는데, 에레보르 여정을 독수리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이유도 없는 데다 원작에서는 데려다 주지 못한 이유가 나온다. 독수리 왕이 일행을 인간들이 사는 곳 근처로는 데려다주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들은 우리를 커다란 화살로 쏠 거요. 우리가 그들의 양을 노린다고 생각할 테니까. 물론 다른 때라면 그들의 생각이 맞소. 그러니 안 되겠소! 우리는 고블린들에게서 그들의 놀잇감을 빼앗아 기분이 좋소. 그리고 당신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어서 기쁘오. 하지만 난쟁이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남서쪽 평원으로 가지는 않겠소."


결정적으로 잊으면 곤란하지만 가운데땅 독수리도 엄연히 인간에 버금가는 지성체인데다, 3시대 시점엔 제일 큰 독수리가 1시대의 제일 왜소한 독수리에 겨우 닿을 지경으로 점점 쇠퇴중인 상태였다. 그냥 간단하게 프로도가 아니라 타고있는 독수리를 유혹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고, 4시대에 이르면 결국 현실의 독수리처럼 지성 없는 존재로 전락할 운명인 독수리들에게 충분히 타락이 파고들 구석은 존재한다.







요약: 독수리를 타고 절대반지를 운명의 산에 버린다는 건 작중 밸런스 문제+독수리로 반지를 옮기면 사우론과 그 부하들에게 너무 잘 띄어서+독수리들도 무적이 아닌 데다 엄연한 지성체라서 사우론이나 절대반지의 마법에 면역이 아니기 때문에 반지를 파괴하는 데에 실패할 위험이 있어서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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