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자연에선 매우 위험한 번식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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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사랑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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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탁란조인 뻐꾸기
그것은 바로 탁란.
얼핏 듣기엔 "엥? 왜 탁란이 위험한 전략임? 힘들게 둥지 만들거나 새끼를 위해서 먹이 찾으러 다니는 수고로움도 없고 그냥 남의 집에 새끼 까서 키우면 되는 개꿀빠는 번식 방법이잖아?"라는 의문을 표할 수도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단편적인 면에서만 그런 거고 실제로는 그 대가로 탁란은 수많은 리스크를 감당해야만 겨우 성공하는 위험한 번식 방법이다.
왜 탁란은 자연에서 위험한 전략이고,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알아보자.
첫 번째로, 둥지의 경비 상태와 탁란 대상를 잘 살펴야 한다. 탁란조 입장에선 최대한 부모 새가 양쪽 모두 자리를 자주 비우거나 혹은 수컷이나 암컷 중 한 쪽만 독박육아를 담당하는 경우를 노려야 하는 데다 상대가 크고 사나운 새가 아니어야 한다.
만일 탁란을 하려고 하는데 부모 새에게 걸린다? 단순히 몰매만 맞고 쫓겨나면 운이 좋은 거고 참매나 부엉이처럼 맹금류거나 왜가리처럼 성질 사납고 큰 새라면? 그대로 게임 오버 확정이다.
어찌저찌 운 좋게 부모 새가 둘 다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알을 낳는다고 끝이냐? 전혀 그렇지 않은 게 탁란당하는 새도 마냥 호구는 아니다. 만일 위 사진처럼 딱 봐도 탁란조의 알의 색깔이나 무늬 등이 다른 알들과 확실하게 다른 게 보인다? 혹은 주변의 새들이 하도 당해서 이젠 뭐가 자기 알이고 뭐가 탁란조 알인지 구분할 수 있다면?
그런 경우 이렇게 탁란조 알만 노려서 그대로 박살내 버리거나, 극단적인 경우는 "자는 또 낳으면 되는 데수웅"하며 아예 둥지째로 버려지게 되고 이런 경우에도 게임 오버.
설령 숙주가 되는 새에게 탁란조의 알이 안 들킨다 해도 안심은 금물인 게 알을 노리는 대상들은 자연에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뱀이나 족제비, 다람쥐 등은 물론이고 개미나 다른 벌레들에 의해 알이 먹혀버리는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는 데다 이미 탁란에 성공한 둥지라고 또 탁란당하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는 만큼 제 2, 제 3의 탁란조가 나타나서 기존 탁란조의 알을 먹어버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알을 낳는 일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여기까지가 튜토리얼 퀘스트다.
이런 튜토리얼 퀘스트들을 모두 달성하고 무사히 부화해서 경쟁자가 될 기존 숙주의 새끼들을 다 밀어낸 다음 둥지를 독차지하면 끝일까? 당연히 아닌 것이 부화해서 둥지를 독차지한 순간부터 이미 본 게임의 시작이다. 알다시피 새의 알이나 새끼는 포식자들에게 손쉬운 표적인 만큼 이를 노리는 포식자들도 매우 많다.
숲에서 사는 새들에게 탁란하는 경우 뱀이나 족제비, 참매, 부엉이 등의 포식자들에게 탁란조의 새끼가 잡아먹힐 수도 있고, 물가에 사는 새들에게 탁란을 하는 경우, 모종의 이유로 탁란조의 새끼가 물에 빠지면 가물치나 메기 등의 대형 육식성 어류나 물방개 등의 육식성 수서곤충, 혹은 왜가리 등의 섭금류(물가에서 주로 사냥하는 새들)와 같은 포식자들에기 잡아먹힐 수도 있다. 게다가 이런 포식자들은 탁란당하는 어%미 숙주 새에게도 매우 위험한 만큼 만일 이러한 포식자들이 대리모가 된 숙주 새가 둥지를 지키다가 탁란조의 새끼와 함께 잡아먹힐 수도 있고, 설령 탁란조의 새끼가 무사해도 어%미새가 먹이를 잡으러 갔다가 이러한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힌다거나 각종 사고로 인해 죽게 된다면? 탁란조는 그대로 굶어죽거나 부모가 없어진 둥지에 남아서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힐 날만 기다려야 한다. 이 외에도 탁란조가 무사히 번식을 하기 위해서 감당해야 할 위험요소들은 수도 없이 많다.
따라서 대부분의 새들은 탁란이 둥지를 만들거나 새끼를 키우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이러한 여러 가지 단점들 때문에 선택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반대로 자신의 새끼를 자기가 직접 키우는 방식으로 번식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여기서 나온 대표적인 탁란조의 뻐꾸기도 실제로는 탁란을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전 지구에 서식하는 120종의 뻐꾸기 중에서 탁란을 하는 경우는 20~30종에 불과하고 나머지 90~100종의 뻐꾸기들은 자기가 직접 둥지를 지어서 직접 새끼를 키우는 방식으로 번식 전략을 선택했다.
요약: 인식과 달리 탁란은 각종 위험요소를 감당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번식 전략으로, 이 때문에 대부분의 새들은 탁란을 번식 전략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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