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켓몬 커뮤니티에 존재하는 사이비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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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나무그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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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평화로운 2ch 포켓몬 대전 스레드
에 나타난 한 호감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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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저는 '포켓몬 배틀은 각 포켓몬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그 역할에 맞지 않는 상대가 나왔을 경우에는 교체한다' 라는 이론을 매우 강하게 주장하면서 다른 의견을 '말도 안된다'라며 전부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꼬면서 어그로를 끌어 빠른 속도로 스레드 전체의 호감을 사게 된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당시 대전 환경의 다양화나 범용성이 높은 포켓몬의 존재, 스피드에 따른 유리/불리의 역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본인의 의견을 밀어붙이는 태도는 그냥 헛소리를 넘어 일종의 밈으로 발전하게 되고, 저 주장을 극단적으로 해석하여 '역할 논리'라는 이론이 탄생하게 된다.


이 이론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데


1. 상대방을 보고 내가 불리하면 무조건 교체, 유리하면 무조건 최고 화력의 공격을 박는다.


2. 역할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기술은 공격기만 채용하고, 상대에게 무료로 1턴을 헌납하는 보조기같은 이교도의 술법은 채용하지 않는다.


3. 무조건 최고 화력의 기술을 사용해야 하며, 명중률은 고려하지 않는다. 화염방사같은 십게이 공격은 불대문자의 하위호환일 뿐이며 그런 불대문자도 오버히트에 비교하면 쓰레기에 불과하다. 진정한 역할론자에게는 역신의 가호인 [필연력]이 깃들기 때문에 절대 빗나가지 않는다.


4. 포켓몬의 스텟은 무조건 공격력에 올인, 남는건 전부 체력에 넣는다. 어차피 내가 불리하면 교체할 것이고 내가 공격하면 불리한 상대가 교체할 것이기 때문에 스피드같은건 존재하지 않기 때문.


이런 이론으로 무장한 역할논자들은 "~~이외다www" "~~이구려www"같은 독특한 말투를 사용하고 모든 곳에 일본어 역할논리(役割論理)의 앞글자인 '야'를 붙여 부르면서 급격히 세력을 확산한다. 포켓몬 ->야켓몬, 파티 -> 야티, 갸라도스 -> 야라도스 같은 식


한편 이렇게 펴저나가던 역할논리 세력은 내부 분열을 겪기도 했다. 포켓몬의 도구에 대해서 보수파인 '야톨릭'과 개혁파인 '야로테스탄트'가 충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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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톨릭 : 경전에 분명 최고 화력이라고 써있는데 화력 강화 아이템이 아닌 다른 아이템을 사용하는건 이교도나 다름없소이다 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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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로테스탄트 : 역할이랑 아무 상관도 없는 도구까지 강요하는건 꽉 막힌 틀딱이나 하는 방식이외다 www


이런 논쟁은 오랜 시간 이어졌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는 야로테스탄트가 승리하고 야톨릭은 멸종, 역할논자들 사이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


역할논자들은 더 나아가서
'역할논리는 최고의 전법이며 패배한 자는 필연력이 부족해서 진 것이기 때문에 즉시 파문에 처한다'
라는 엄청난 논리를 내세워 패배한 인간을 전부 파문시키고 승률 10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승승장구하여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게 되고, 2ch의 일반 포켓몬 유저들에게 당당히 승부를 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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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이 대전에 참가한 역할논자들은 이교도들의
'기술이 빗나갈 때까지 대타출동을 연타한다' 
라는 사악한 전법에 굴복하고 전원 파문되고 말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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