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와 떨거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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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나무그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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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흔히 곁에 사랑의 신 에로스를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묘사됨


그런데 대부분의 매체에서 아프로디테가 에로스만 데리고 다니는 것과 달리, 사실 아프로디테가 데리고 다닌 보좌격 신들은 한두 명이 아니었음


에로스만 데리고 다닐 때도 있고, 에로스 말고 다른 하급 신들과 함께 다닐 때도 있는 등 아프로디테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수행원 구성을 바꿔서 데리고 다녔지


일부 그림이나 설화에서 우리가 에로스라고 생각한 인물이 사실은 에로스가 아닌 적도 있음





그리고 이 아프로디테를 수행하는 하급 신들을 '에로스와 떨거지들'이라는 뜻에서 에로테스라고 부름


이들은 공통적으로 날개를 단 소년의 모습으로 묘사되곤 하는데, 가장 유명한 에로스를 제외한 나머지 에로테스도 각자 사랑이라는 영역의 하위 분야를 하나씩 담당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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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로스는 사랑과 복수의 신으로, 연인 사이의 기쁨이나 실연으로 인한 슬픔과 분노 등 서로 주고받는 사랑을 담당하는 신임


에로스랑 많이 닮아서 사람들이 항상 헷갈리는 신으로, 에로스가 들고 다닌다는 금화살과 납화살 중 납화살은 사실 안테로스 건데 에로스가 조금씩 빌려다 쓰는 물건이고 윗짤의 동상처럼 안테로스인데 사람들은 전부 에로스인 줄 알곤 하는 경우도 많지


에로스는 평소에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지만 안테로스와 함께 있을 때는 어른으로 자라난다고 하는데, 안테로스는 육체적인 사랑만을 상징하는 에로스를 감정을 서로 주고받는 정서적인 사랑으로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동생이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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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장 그리스 신화에서 후타나리가 되어버린 충격적인 스토리의 주인공 헤르마프로디토스도 에로테스의 일원임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신으로 승천하기 전 어린 나이에 여행을 다니던 중 그를 보고 사랑에 빠진 님프 살마키스에게 스토킹을 당하다가 목욕하러 연못에 들어간 사이에 강간당했음


그걸로도 모자라서 영원히 헤르마프로디토스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살마키스가 빈 소원 때문에 퓨전당해서 쥬지가 달린 아가씨가 되어버렸지


그래서 그런지 에로테스에서 헤르마프로디토스가 맡은 분야도 남녀의 결합에 의한 완성과 양성성, 그리고 이상성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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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에로테스인 히메나이오스는 사랑의 결실인 결혼을 담당하는 신임


그래서 아프로디테가 어떤 결혼식에 참석할 때면 다른 에로테스 멤버 없이 히메나이오스만이 수행원으로 동행해서 축가와 예물, 예식 진행 등 준비를 돕는다고 하지


그리고 결혼식이 시작하면 히메나이오스는 평소에 들고 다니는 꺼진 횃불에 불을 붙여서 신랑과 신부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축복을 내린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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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들고 다니는 이 횃불의 상태가 결혼하는 부부의 앞날을 미리 알려준다고 하는데, 죽음에 의한 이별의 슬픔을 두 번이나 겪게 되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결혼식에서는 횃불이 연기를 잔뜩 뿜어내는 바람에 신혼부부가 눈물을 잔뜩 흘렸다고 해




이름과 설화가 조금이라도 알려진 위의 네 신들 외에도 에로테스에는 이름과 담당 분야만이 알려진 신들이 세 명 더 있음


유혹과 찬사를 담당하는 헤딜로고스, 보답 없는 무조건적인 순애를 담당하는 히메로스, 그리고 그리움과 갈망을 담당하는 포토스


헤딜로고스와 포토스는 평소에 백조로 변신해서 아프로디테가 타고 다니는 전차를 끄는 역할을 도맡아 하곤 했대




나머지 여섯이 등장하는 설화들 다 합쳐봐도 에로스가 나오는 이야기의 1/10도 안 된다는 점에서 왜 얘네가 '에로스와 떨거지들'이라고 이름붙은 건지 알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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