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트롱 제로, 포 로코(Four Loko)

술은 우리 삶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언제나 사랑받아 왔다

인간관계의 윤활유이자 기분 좋은 각성제이며 맛과 향을 즐기는 미식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나라의 문화만큼이나 다양한 폭을 자랑하는 술이지만 태생적으로 이를 꺼리는 사람도 많았으니

그 이유를 톺아보자면 대개는 술이 약해서가 대부분이지만, 그냥 미각이 예민해서 알콜 특유의 맛(Booze)를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호불호조차 완벽하게 공략하려 했던 2005년 미국의 세 대학생이 있었으니

그들이 만든 술이 바로 달콤한 독주, 포 로코다

처음 쥐었을 때 느껴지는 묵직한 양에 비해 겉모습은 무척 화려하기 그지없다

수박, 청포도, 망고 등 갖가지 달콤새콤한 과일들의 맛과 향을 입혀서 쓰고 튀는 뒷맛을 제거한 이 녀석은

부드러운 질감과 맛에 비해 무려 12%나 되는 어마무시한 도수를 숨긴 괴물로

여기에 더해 카페인과 타우린, 과라나까지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나 다름없었다

파티 문화를 즐기는 미국답게 이 무시무시한 술은 곧장 49개 주로 퍼져나갔으며

치솟는 인기와 함께 수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했다

쓴 맛이 거의 없는 달콤한 액상 마약이나 다름없기에

술이 약한 술찌들도 음료수처럼 벌컥벌컥 신나게 들이키게 만든 포 로코는

폭행, 난동, 심지어 급성 알코올 중독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응급실과 경찰서로 보내버렸고

결국 2010년, 그 인기가 절정에 치달았을 때 미국 식품의약안전부(FDA)에 의해 판매금지 처분을 받게 된다

그 당시 금지처분에 슬퍼한 수많은 사람들이 뉴욕 메디슨 스퀘어에 몰려 장례식을 치르기까지 했으니

이 무서운 술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실감이 될 것이다

오늘날 포 로코는 FDA에 완전 항복을 선언하고 문제가 되는 각종 성분을 제외해

현재는 완전히 순수 알코올 음료를 표방하며 카페인과 타우린 등을 제거했지만

여전히 강한 단맛과 높은 도수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나름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판매 금지 처분을 받기 전, 그 무시무시한 진짜배기 포 로코에 대한 호기심을 가득 불러일으키니

마치 진짜 코카인 성분이 함유되어 있었다고 알려진 초기 코카콜라를 떠오르게 하는 놈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문제아 칵테일, 포 로코의 맛과 스타일은 그렇게 천천히 사그라드나 싶었지만...

Borg라 불리는, 더 크고 강한 놈이 미국 대학가를 휩쓸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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