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쓸데 없었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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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열갑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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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의 주인공은 개를 너무 좋아하던 20대 청년이었음.

원래는 수의사를 지망하던 그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한동안 방황했었고 그러다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일을 하게 됨

어느 날 검은색 믹스견 한 마리가 들어왔는데 외상은 크게 심각하지는 않았으나 밥을 전혀 못 먹을 상황이어서 안락사를 굳이 안 시켜도 알아서 죽을 상황이었음.

이 청년은 여기서 오지랖을 부려서 이 개를 지극정성으로 돌봄.

일단 아직 어린 강아지이기도 했고, 보호자에게 얼마나 학대를 받았으면 이 상황까지 왔겠나 싶어서 그냥 둘 수가 없었다고 함.

하지만 사실상 본인이 입양이라도 하지 않는 한 안락사는 피할 수가 없었음.

눈도 하나 없는 대형견 믹스를 입양할 사람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했음.

그러던 어느날 떡대 좋은 대머리 형이 보호소를 찾아옴.

빡빡 깎은 대머리에, 어울리지도 않는 금목걸이와 금반지, 새까만 정장, 누가 봐도 그쪽 일 하는 분이었음.

근데 이 형이 이 믹스견에 관심을 보임.

이 청년은 복잡한 기분이 들었음. 이 믹스견은 이제 자신이 주는 먹이 정도나 겨우 받아 먹었는데 그마저도 반 이상 토해버리는 상황이었음.

그런데 저런 형한테 보내면 결과는 뻔했음. 그렇다고 자신이 입양하자니 이미 집에서 키우는 개가 세 마리였고, 자신이 계속 고집을 부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음.

소장님은 그냥 보내라는 눈치였고, 이 청년은 입양 받으시려면 적어도 먹이를 먹을 수 있게 된 다음에 데려가시라고 조건을 걸었음.

사실상 거절을 끌어내기 위한 조건이었지만 이 형은 흔쾌히 수락하고 매일 보호소를 찾아와서 청년에게 개 키우는 법을 배웠음.

결국 기적적으로 입양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청년도 좋은 마음으로 개를 보낼 수 있었음.

그리고 이 형은 매 달 한 번씩 청년에게 믹스견의 근황사진을 보내줬음.


이렇게 두 사람은 형동생하는 관계가 되었음.

그리고, 청년은 그 날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음.

이 형은 건달이 아니고, 그냥 사업 여러 개 정력적으로 하는 돈 많고 동생 많은 형이었음.

특히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여자친구와 동생이 있었는데 사실상 가족처럼 지냈다고 함.

그러던 어느 날 본인 생일에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서 반지를 사고 여자친구와 동거하던 집에 들어감. 여자친구에게는 평소처럼 일 하느라 못 들어간다고 구라를 치고.

그리고, 이 형은 여자친구와 동생이 자신이 들어오는 것도 모를 정도로 하드하게 떡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함.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 못 내고 그냥 돌아서서 그대로 바다로 향했다고 함. 

다음날 술에 취해 눈을 떠서 동생들에게 사실은 말을 못 하고 건강이 좀 안 좋아서 쉰다고 거짓말을 함.

여자친구에게 연락은 왔는데 오히려 적반하장이었음. 니가 외롭게 해서 내가 바람이 난 거다라든지, 뻔한 거짓말에 끝내자는 말만 하고 연락을 끊고 번호까지 차단해 버림.

동생 쪽은 아예 연락까지 안 되는 상황이었음.

그래도 벌여 놓은 사업이 워낙 많은지라 그날만 쉬고 다음날부터 개같이 일함.

여자친구와의 관계는 정리 중이었지만 꽤 복잡한 상황이었음.

그러던 중 그 동생한테 연락이 옴.

그 동생은 죄송하다고 하며 사실 그 여자친구하고 떡치기 시작한 것도 이미 3년이 넘었다고 이실직고 함.

그리고, 이 형이 사실을 알게 되자 여자친구는 다급하게 관계를 정리함.

결국 그 덕에 큰 손해는 안 봤지만, 일 하는 게 힘들어져 이 형도 사업들을 하나 하나 정리하며 동생들에게 넘겨 줌.

하지만 일도 줄이고, 사람을 피하며 혼자 지내다 보니 인생에서 처음으로 외로움을 느낌.

그래서 개라도 하나 비싼 거 사자고 생각했는데 정말 우연히 이 유기견 보호소를 발견하고 홀린 듯이 들어옴.


그래서 어떻게 됬냐고?

이 형은 개를 키우기 위해 집까지 큰 집으로 새로 바꾸고, 강아지 훈련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미친 행동력을 보임.

그리고, 이 형에게 자극 받은 청년은 결국 수의사가 됨.

이 청년과 그 형님이 함께 처음으로 산책을 나간 날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람 둘에 개 두 마리가 아니라, 진짜 들짐승 두 마리에, 사람 한 명, 애완견 한 마리였다고 함.

오죽하면 본인 개를 안고 돌아왔다고.....

나도 그 형님 사진을 봤는데 무슨 최홍만의 키를 가진 밥샵이 무슨 펜리르와 같이 찍은 사진이었음.

개가 아니라 진짜 늑대더라, 아니, 판타지에서 지금 막 소환 된 것 같은 그런 무언가였음.

눈이 하나 밖에 없어서 더 무서워. 무슨 개 포스가 진짜 멧돼지 따위는 갖고 놀 것 같이 생겼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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