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일이 꼬이려면 한없이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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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열갑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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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근처에 있었던 어느 불행한 외국 사람 이야기임.
필리핀 북부 오지에 선교를 나왔던 어느 영국인 목사님이 계셨음.
내가 다녔던 교회에서 이 오지에 있는 마을 목사님하고 연줄이 닿는 분이 지원 요청을 해서
우리 교회에서 자금하고 인력 지원해서 마을 개척하기로 했음.
그래서 2008년부터 매년 의료 봉사 인력이랑 건축관련 인력을 지원하고
거기 학생들 한명씩 정해서 지원하는 식으로 자금지원하고
교회도 지어 주고 학교도 지어주고 목사님 관사도 지어주고 했음.
그렇게 5년차 되서 2013년 마을에 한번 사건이 터짐.
필리핀의 그 시의 시장님이 우리 교회랑 목사님이 도와주는 거로 언플하면서
우리 지원해주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시골이고 필리핀이라 지역 유지가 시장 돌아가면서
하는 식이라 우리는 그러려니 했음. 근데 이게 지역 신문에 나고 초정도 받고 하면서
복잡해짐. 그러다가 결국 우리 교회측하고 목사님 측이 좀 다툼. 지원금 관련 방향성이나
인력 지원이나 현지 인력 임금 문제였음.
목사님은 거기 뼈를 묻을 생각으로 현지 분과 결혼하셔서 우리가 관사도 지어준 거였거든.
그래서 목사님하고 관계가 좀 소원해지고 있었는데, 지역 신문에 난 거 때문에 같은 시의 옆 동네 이슬람 애들이
우리 마을 쪽와서 한번 깽판놔서 6년차부터는 시에서 경찰들 보내서 무장한 경비까지 세워줌.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불만이 많았는데 우리 교회는 현지에 상주하는 게 아니라
목사님한테만 불만을 늘어놨고 결국 이 문제로 목사님이 열 받아서 우리 교회에다가 서러운 거
다 털어놓고 어찌어찌 화해함.
그래서 겨우겨우 봉합됬나 싶었는데. 목사님이 현지 분들 병원 모시고 가다가
보험 사기 치려는 애가 도로로 뛰어들어서 사망 사고가 남.
현지에서도 유명한 사기꾼이었는데, 돈 떨어지니까 또 사고치려고 하다가 제대로 치여서
피투성이가 됬는데, 이걸 살리려고 목사님이 차에서 뛰어내려서 심폐소생에 인공호흡하면서 피범벅이 됬는데.
필리핀 오지에 구급차가 재때 오겠냐고.
그래서 결국 죽었음. 동네 분들은 그 놈 현지 사고뭉치 사기꾼이었다고 위로는 했는데.
죄책감을 못 이기시고 교회에서 회개한다고 계속 기도만 하셨음.
그 110kg 넘으시던 거구가 3달만에 홀쭉해지셔서 70kg 겨우 채우셨다고 했음.
그러다가 교회 금고가 털리는 사건이 터졌음.
범인은 목사님 아내의 친척분이었고 그대로 도망쳐서 잡지도 못함.
교회 금고는 우리 교회에서 달달이 보내주는 애들 등록금이랑 학교 운영비, 교회 헌금 보관하는 장소였는데.
그거 통로 털려서 3천만원인가 증발해버림.
결국 그 문제로 더 이상 못 버티겠다며 영국으로 돌아가버리고
우리 교회에서 인계 받아서 현지 관리하고 있음.
아내 분은 거기 남아서 어떻게든 마을 사람들 독려하고 있었는데.
친척이 돈 들고 도망간지라 인망도 다 잃어버렸음.
그래도 자기가 남편이랑 여기 어떻게든 일궈냈다라는 느낌이 있는지 유지마냥 행세하면서
이장하고 맨날 싸우다가 결국 영국으로 건너감.
그 뒤로는 소식 못 들었는데.
사람 일이 꼬이려면 저렇게도 꼬이는 구나 싶었음.
중학교 이후에 종교 쪽은 때려치웠지만 이런 일을 볼 때마다
절대 이겨낼 수 있는 시련만 내려주지 않는다. 신이 있다면
우리의 고통을 보며 즐기는 잔인한 존재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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