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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로 불똥 튄 R&D 예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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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엔진 소재에서 '인코넬718' 50% 차지
연구개발 나섰지만 올해 예산 60% 삭감돼
전량 수입이라 K방산 세계 진출에 걸림돌
"소재 개발부터 늦어지면 국산화는 먼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연구원들이 항공기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영향으로 항공기 엔진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인코넬718’의 국산화 개발 시기가 기존 2026년보다 수년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합성금속인 인코넬718은 전투기 엔진 소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해, 엔진 소재ㆍ부품 국산화 개발 과제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KF-21과 FA-50 등 우리나라 전투기에 국산 엔진을 탑재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던 방산업계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업계와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인코넬718 국산화를 위한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은 올해 32억 원으로, 기존에 책정됐던 규모(85억 원)에서 60%가 삭감됐다. 이에 따라 우주항공청은 올해 삭감된 예산분(약 50억 원)을 내년에 채워 넣으려고 최근 기획재정부에 2025년도 예산으로 129억 원을 요청했지만, 지난달 말 이뤄진 1차 심의에서 106억 원으로 또다시 약 20% 삭감됐다.
업계에선 이후 이어질 기재부의 2차 예산 심의와 9월 정기국회 등을 거치면서 예산이 추가로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연구개발비를 전체적으로 삭감하면서 방산 부분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인코넬718 개발 종료 시점도 2026년보다 수년은 늦춰질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7월 한국항공우주기술연구조합,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과 ‘터보팬 항공엔진용 인코넬718 초내열합금 주ㆍ단조품 개발’ 협약식을 열고 인코넬718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26년 12월까지 인코넬718 제조 기술을 국산화하기로 한 것이다. 해당 과제는 현재 산업부에서 지난 5월 출범한 우주항공청으로 이관돼 추진하는 중인데, 일각에선 이 과정에서 기재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섭씨 1,500도 이상의 화염을 견디면서도 무게가 가벼운 인코넬718은 초내열합금 중에서도 가장 경제성이 높고 범용으로 쓰기 편해, 전투기 엔진 소재에서 대체 불가능한 합금으로 분류된다. 인코넬 718은 엔진에서 압축기 디스크와 케이스, 터빈 프레임 등은 물론 볼트와 너트에까지 적용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인코넬718의 수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KF-21과 FA-50 등 우리나라 전투기를 해외에 판매할 때 현재로선 해당 엔진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승인이 필요한 실정이어서, 우리나라가 자유롭게 글로벌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라도 엔진의 국산화는 필수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항공엔진 개발은 지금부터 부지런히 해도 완료까지 10년 넘게 걸리는 장기 계획”이라며 “엔진 소재 개발부터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지체된다면 항공엔진 국산화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73113410000606?did=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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